[한양나들이] 유영국 산은 내안에 있다 in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안녕하세요, Yo구르트입니다.

최근 다녀온 따끈따끈한 전시 후기를 가져왔어요.

오랜만의 문화생활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해볼까요.

서울시립미술관의 <<유영국: 산은 내안에 있다>> 전시였어요.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한국 근대 거장전 시리즈 중 첫번째로 5월 19일부터 10월 25일까지 예정되어 있어요. 게다가 전시는 무료예요.

제가 꽤 이르게 다녀온거였군요. 훗

오디오 가이드는 현장 기기 대여 또는 앱 다운로드로 선택할 수 있어요. (4,000원)

전시를 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위해 이어폰은 꼭 들고가는 편이예요.

가이드를 들으면 딴생각 하지 않고 전시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전시는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파트 1. 1964년, 내밀한 예술의 문의 열다.

작가가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 첫 개인전을 열게 되죠.

이 전시를 기점으로 모든 그룹활동을 중단하고 오로지 전업화가로 2년에 한번씩 개인전만 열겠다는 선언을 해요.

고독한 몰입의 시작이네요.

유영국 전시 파트 1

처음 작품을 보자마자 추상미술이라는걸 알 수 있어요.

산을 좋아하는 그의 그림들을 감상해볼까요.

‘해토’ 겨울 끝에 얼어붙은 땅기 녹기 시작하는 찰나를 표현한 작품이에요.

뜨거운 에너지는 이제 고요한 심연으로 이어지죠.


파트 2. 아방가르드 예술을 찾아서

‘남을 따라갈 바에는 새로운 것을 하겠다’며 일본으로 떠난 작가의 이야기예요.

도쿄의 자유로운 학풍 속에서 아방가르드 미술을 익히고 추상에 더욱 빠지게 되죠.

유영국 전시 파트 2

나무판을 겹쳐 만든 작품 R3은 일본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미술 단체 중 하나인 자유미술협회에서 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림, 조각 뿐 아니라 사진에도 일가견이 있던 작가는 오리엔탈 사진학교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며 예술 세계를 계속 이어나갔어요.

사진은 꽤나 신선했어요. 사물의 전체보다는 일부를 통해 더욱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유영국 경주사진

대상의 형태를 지우고, 오로지 점, 선, 면으로만 화면을 그린 Work(1940)은 한국 미술계에선 보기 드문 파격적인 그림이예요. 그 밖에도 반추상 그림 등 다양한 시도를 한 흔적을 엿볼 수 있어요.


파트 3. 추상의 문법을 찾아서

작가의 추상의 정점이라 불리는 1960~1970년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작업실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본인의 의지만으로 그런 생활을 했다는 건, 9to6의 직장인으로서는 리스펙하는 부분이죠. 쿨럭.

유영국 전시 파트 3

화려한 색채와 기하학적 선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공간을 즐길 수 있어요.

보기만 해도 경쾌한 느낌이 드는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랄랄라’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었어요. 선과 면이 바다가 되었다가 산이 되었다가 밤이 되었다가 낮이 되는 듯한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유영국 Work(1971)
유영국 ‘Work(1971)’

처음 전시를 들어왔을때는 과연 잘 즐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잠깐 들었는데, 파트 3쯤 되니 이미 작품에 빠져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사계절이라는 그림은 보자마자 제목이 찰떡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유영국 사계절
유영국 ‘사계절’

파트 4. 심상 추상: 산은 내 안에 있다

‘예순 뒤에는 자연으로 부드럽게 돌아가리라’라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들은 점점 유연하고 부드러워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유영국 전시 파트 4

이전 파트와 달리 바다, 산, 자연이 곡선과 어우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요.

이번 파트에서는 작가의 작업실 의자들과 직접 모아온 신문 스크랩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작가가 얼마나 깊이 탐구해왔는지를 엿볼 수 있었어요.


파트 5. 무한, 그 너머

작가가 바라본 무한의 세계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의 삶과 세계를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어요.

유영국 전시 파트 5

심오한듯 하지만 전시를 통해 작가와 소통한 듯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랄랄라 시리즈의 대형 버전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처음이자 유일하게 어시스턴트의 손길을 허락했던 작품이었다고 해요.

크기를 사진으로 담지 못하여 아쉽네요. 해당 작품은 삼성생명 소장품이라고 해요.

마지막으로 작가의 절필작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위로 솟아오르는 듯한 형태가 자유와 평온을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아요. 자연으로 돌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었던 걸까요.

추상미술이 어렵게 느껴지시는 분들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전시였어요. 10월 25일까지 여유롭게 운영되니 나들이 코스로 강력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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